내가사는 이야기 지하철 만상 2012/04/18 20:33 by 無碍子

1. 임신부?
꾸벅꾸벅 졸다가 선잠이 깬 순간 배가 불룩하신 여자분을 발견하고 ‘여기에 앉으시지요.’라고 했더니 그 여자분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시면서 뭐라고 중얼거리신다. ‘아차 큰 실수를 했구나’ 싶었지만 이미 쏟아진 물. 그 여자분 분을 못이기는 듯 아니면 창피한 듯 옆칸으로 옮겨가시면서 한마디 하시는 말을 들었다. 분명히 ‘신발 조카’라고 하셨다.
미안했다.

2. 임신부
이번에는 확실한 임산부가 타셨다. ‘여기 앉으시죠’라고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건너편에 서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달려오신다. 그리피스조이너가 88올림픽 때 달리던 모습이 절로 떠올려졌다.
‘임신이 무슨 벼슬인가’ 내가 양보한 자리 그 아주머니께서 철푸덕 앉으시면서 하신 말씀이다.

3. 임산부+노약자석 
노약자석 옆 자리에 앉아 가는데 노약자석에 새댁이 앉으셨더라. 그 새댁 앞에 얼핏 보기에 환갑을 겨우 넘기신 것 같은 할머니(할머니 보다 아주머니라고 부르면 더 좋아하실 연세다.)가 새댁한테 말을 거신다.
‘여기는 젊은 사람이 앉으면 안되는데’
‘제가 임신을 해서요’
‘몇개월이야?’
‘--개월인데요’ 몇 개월인지는 못알아 들었다.
‘애걔... 그것 갖고 .....?’
아주머니 할머니 말씀 많이 하신다. 젊어서 아기 가졌을 때 무거운 몸으로 밭일 논일 다 하셨단다. 애기 낳고 바로 밭으로 가신 날도 있었단다. 막내를 낳을 때는 혼자 들어가 애기를 낳고 새참까지 했었단다. 너무 몸을 사리는 건 태아에게 나쁘단다.
도저히 보기 어려워 새댁에게 자리를 비켜 드렸다. 이번에는 성공이다.
4. 노약자석
이번에는 노약자석 곁에서 서서 본 광경이다. 노약자석에 30대 초반 정도 보이는 남자분이 앉아계셨는데 그 앞에 얼핏 보기에 환갑을 겨우 넘긴 것 같은 할아버지가 다가가신다.
‘젊은 사람이 경로석에 앉으면 쓰나?’
‘제가 몸이 불편해서 그렇습니다.’
‘그래도 여기 앉으면 안되지’
‘장애인입니다.’ 수첩을 꺼내 보이신다. 나는 장애인 수첩이란 게 있는지는 모르고 쯩을 수첩에 끼우고 다니시는지도 모른다. 다만 수첩을 펼쳐 보이시는 걸 봤다.
어디가 병신이니? 어디가 불편한데?’ 묵묵부답이시다.
배냇병신이니? 언제부터 그리 되었는데?’
견디다 못해 그분 자리에서 일어나 절면서 옆칸으로 가셨다. 그 아저씨 할아버지 그 자리에 철푸덕 앉으셨다.

5. 모자간
한 10여 년 전 인걸로 기억하는데 아해들 초딩일 때 3부자가 말아톤 행사를 다녀오던 길이다. 아해들도 5km를 뛰어 몹시 피곤한데 마침 두 자리가 비어 두 놈이 기분 좋게 앉았었다.
근데 그 앞에 우리 아해 또래 되는 아해와 엄마가 다가왔다. ‘너희들은 우리 애와 같이 앉아도 되겠다.’
두 놈 사에 자기애를 끼워 넣으신다. 그러다가 틈이 생기자 ‘너는 내 무릎에 앉거라’고 하시면서 자기애를 무릎에 올리고는 우리 아해들 사이에 엉덩이를 걸치시더니 넓적한 궁뎅이를 쑥 밀어 넣으신다. 그러자 작은 애가 불편해서 일어났다. 작은애가 일어나자 당연하다는 듯이 큰애와의 사이에 자기애를 앉히신다. 큰애도 일어났다.
겨우 서너정거장 거리에서 일어난 일이다.


노약자석을 경로석, 장애인과 환자석, 임신부와 유아 동반자석으로 세분화 하면 좋겠다.

덧글

  • kuks 2012/04/18 20:50 # 답글

    천태만상이 따로 없군요.
  • 無碍子 2012/04/18 21:33 #

    워낙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공간이다보니 별 일이 다 있습니다.
  • 은화령선 2012/04/18 21:01 # 답글

    쩐닼ㅋㅋㅋㅋ
  • 無碍子 2012/04/18 21:33 #

    사실 1번과 5번은 줄여서 쓴 글입니다.
  • 백범 2012/04/18 21:05 # 답글

    그야 개한민국 좃센징, 옆전종자들이니까 가능한 일들이지 뭐...

    다른나라 사람들은 몰라도 한국 사람을 볼 때는반드시 그 사람 부모님이 계신지, 안계신지, 죽었다면 그 사람이 20살 이전에 죽었는지 20살 이후에 죽었는지, 부모님이 계시다면 정상인인지 아닌지 꼭 봐야 된다. 꼭...
  • 無碍子 2012/04/18 21:35 #

    소생이 스무살 되기전에 선친께서 귀천하셨습니다.
  • 하여간ㅋㅋ 2012/04/18 21:58 # 삭제

    뱩범이 요즘 뭐하냐?

    너는 임마 뱩범이하고 둘이서 만담이나 해라
  • ㅇㅇ 2012/04/18 22:00 # 삭제

    생각없이 싸지르고 보는 조센징 아니랄까봐 매번 주둥질로 쓰리런 당하는군요.
  • 백범 2012/04/22 22:11 #

    미친과학자 씨... 너님인거 다 아는데, 그냥 로그인 하세요.

    애아빠란 놈이 철딱서니가 그렇게 없어서 애가 뭘보고 뭘배우겠어? ㅉㅉㅉ
  • petal ♧ 2012/04/18 22:18 # 답글

    오마이.......다들 개진상이네요.......
  • touch 2012/04/18 23:09 # 답글

    막가자는 거지요
  • Hailie 2012/04/19 00:06 # 답글

    통학을 하며 매일매일 지하철을 타는 학생으로써 절대 공감입니다. 어휴..
  • Clausewitz 2012/04/19 00:47 # 답글

    저도 대부분 겪어본거라 심히 공감하고 가네요...
    어찌된게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현상인지 이런거 때문에 지하철 정말 타기 싫어져요
    타게되면 자리가 널널하지 않으면 일부러 서서가는 버릇도 생겼어요
    근데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건지 모르겠지만 유독 이런 현상을 많이 보는 호선이 따로 존재해요;;;
  • jklin 2012/04/19 03:46 # 답글

    아예 공평하게 지하철 자리 다 없애 버리십시다. 급한 사람은 바닥에 퍼져 앉아 가고. 이런건 좌빨적 해법이 괜찮아 보이네요. ㅎㅎㅎ
  • J H Lee 2012/04/19 06:14 # 답글

    노약자석 외에도 임산부니 영 유아 동반자석이 있기는 할 겁니다.

    그런데 노약자석하고는 달리 홍보가 부족한지 잘 안지켜지는듯..
  • Demetrio Albertini 2012/04/19 15:20 # 답글

    자리하고는 관련없는 이야기긴 한데
    오늘 전철에서 누가 바닥에다 구토를 하고 튀어버려서(제가 있던 차량과 그 옆차량에 토사물이 각각 있던걸로 보아 토한 놈이 2명이었던듯... 아니면 한놈이 칸을 옮겨다니면서 토하고 튀었거나)
    의x역에서 잠시 전철 운행을 중지하고 의x역 공익들 불러다 토사물을 치우게 하는 촌극을 구경할 수 있었지요
  • SiroTan。◕‿‿◕。 2012/04/19 18:56 #

    여러사람에게 이렇게 피해를 주는 넘들은 따로 벌금을 주도록 해야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요?
  • 이네스 2012/04/19 18:02 # 답글

    참 배래별사람이 많습니다.
  • 홍차도둑 2012/04/19 23:28 # 답글

    위의 사진같은 경우를 겪었습니다. 전 사진을 찍지 않고 차량 양 끝자리중 한군데로 가서 위에 적혀진 신고번호로 전화를 걸고 현재 이 차량은 어디서 어디로 가고 있고 몇번째 차량 몇번째 칸에서 저런 일을 하는 분이 계시다고 알려줬습니다.
    몇번째 역에서 경찰이 올 것이라고 했고 경찰은 저 사람을 데리고 나갔습니다.

    그동안 저러던 사람은 '내가 뭘 잘못했어!' 하고 되려 난리치더군요.
    그냥 그렇게 전화 한통이면 됩니다. 사진같은 상황에서는요.

    다만 임산부의 경우는 아예 대놓고 자리 차지하는 아주머니+할머니들을 까버립니다. 논리적으로. 그 뒤에 듣는 말이야 뻔하지만 나이 헛처먹은 사람들인지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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